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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4
  • [기획사업분과] 만주 독립항쟁 역사유적지 답사기 - 김해미 (제1회 항일 역사 독백 대회 대상)
  •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846

 

 

<지나간 역사에서 미래를 만나다!>

2019 항일여성 나라사랑 국외항일독립운동 유적지 답사기

 

 

 

 

  

목단강 팔녀투강비를 만나다


아직도 잔상이 남습니다. 올려다봤던 팔녀투강비의 웅장함과 8명이 하나같이 굳은 의지의 눈빛과 몸짓으로 목단강으로 투강하는 그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유독 빛나 보였던 저고리... 귀국한 후 일주일이 지나도 팔녀투강비의 잔상이 짙게 남았다는 것은 깊이 각인하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8명의 전사 중 자랑스러운 두 명의 조선인. ‘안순복’, ‘이봉선’. 저는 두 분의 이름을 이번기회를 통해 아주 깊이 각인하려고 합니다.

 

항일독립운동유적지를 만나다

 

-용정 만세운동 3.13 반일의사릉, 15만원 탈취사건 기념비, 대종교 3종사 묘역, 양세봉장군 기념비

정말 감사하게도 독립운동의 역사를 만나러 갈 때 저는 편히 다녀왔습니다. 저는 끼니를 거른 적이 없었습니다. 비행기와 차량으로 다리 아플 새도 없이 이동했습니다. 짐들은 캐리어에 넣어 굴렸기에 사실 무거움을 느낀 적도 없었습니다. 감사한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나며 이번 답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며 다시 한번 항일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동시에 제가 편하게 이동했던 하늘, 벌판, 자갈길 등을 두 다리로, 크고 많은 위험함을 감수하며 이 멀고 넓은 곳까지 와 애쓰셨던 수많은 분들에게 죄송스럽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2019년에 살고 있는 제가 이렇게 편한 의자에 앉아 노트북으로 글자를 쉽게 옮길 수 있는 것도 거저 얻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100년 전 부터 어쩌면 훨씬 그 전부터의 크나큰 노고 덕분이라 것을 생각합니다.

‘100이라는 세월에 대해 새로운 느낌을 받은 답사여행이었습니다. 먼 길을 건너고, 세월을 거슬러 갔던 이번 여행에서 아득하게 느껴졌던 100년이 전보다 더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더 알아간다면 그 시간이 더 좁혀질 수 있을까요? , 3.8선을 기준으로 분단이 되었던 시기는 1919년에 비하면 더 최근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다면 남과 북이 갈라져 있었던 세월도 더 관심을 가지고 알아간다면 그 시간적, 물리적거리가 좁혀질 수 있을까요?

 

 

 

 

고구려와 발해를 만나다

 

-발해 상경용천부 동경성, 광개토대왕릉비, 장군총, 오회분5호묘

 

고구려, 발해 관련 유적지는 이번 답사를 통해 난생 처음 다녀 와볼 수 있었습니다. 역사를 배우며 막연하게나마 상상해봤던 고구려와 발해의 흔적을 직접 접한다는 것만으로도 실감이 안 나기도 했습니다. 사진으로만 접했던, 교과서에 나올 때 마다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생각했던 광개토대왕릉비를 볼 때 그 순간의 기분은 어떻게 말로 옮겨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발해의 성터에 제가 발을 디뎠을 던 순간, 장군총과 오회분5호묘와 고인돌의 견고함을 눈으로 확인했던 순간 등 모두 감회가 새롭고 감사한 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길을 만나다

 

-명동학교, 윤동주 생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평소 좋아하던 시집이었습니다. 담담하지만 단어마다의 울림이 너무 커서 좋아하고 있었지만 정작 울림이 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이번 기회를 통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명동학교 마당에 독립을 열망했던 학생들의 이름들을 차례차례 확인하고 명동학교 교실을 구현해놓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당시 배웠던 교재들도 곱씹어 봤습니다. 이 교실에서 공부를 하며 의지를 깊이하고, 그 의지를 행동과 글으로 옮기셨던 마음들을 생각하니 숙연해졌습니다.

독립을 위한 진심어린 열망들이 존재했기에 울림 또한 느껴졌던 것이구나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진심어린 열망의 크기는 감히 제가 상상도 못할 정도의 크기일 듯 합니다.

 

 

새로운길 -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길 새로운길

 

문들레가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길은 언제나 새로운길

오늘도……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역사를 만나고 돌아온 지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새로운 길은 어떤 길이 되어야 할지 방향을 잘 잡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유적지들을 답사하며 조선족 분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 유적지들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이웃, 연변을 만나다

 

유적지 답사뿐 아니라 연변에서의 자유시간이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한글만큼 영어간판도 많은 한국에 비해 그곳의 간판들은 전부 한글이었습니다. 온통 한글로 쓰인 간판들을 보며 아름답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봐도 정말 연변에서의 2일은 특히 더 좋았습니다.

그리고 좋았던 만큼 제 속에 있던 편견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연변에서 1일 가이드를 해주었던 건우에게 한국으로 돌아가면 조선족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건우의 말이 자꾸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편견이 짙었던지라 저부터 제대로 돌아보는 것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찬히 건우의 부탁을 생각하며 돌아보고 바꾸어 나가보려고 합니다.

 

여행 전의 저에게 '나라'라는 개념은 3.8선 아래였습니다. 우리나라 지도를 그리라고 하면 한반도를 그렸지만 8도의 구역을 나눌 때엔 3.8선 아래만 구역을 나누고 손을 떼곤 했고 연변조선족자치주는 그릴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조선반도'라는 개념이 크게 자리 잡혔습니다. 행정적인 시선이 아닌 마음으로 더 넓게 볼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여권을 들고 해외로 나간 해외여행이긴 하지만 해외여행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마치 이웃으로 놀러간 느낌이었습니다.

 

 

미래를 만나다

 

이번 답사의 제목<지나간 역사에서 미래를 만나다!>. 일정상 다녀오지 못한 대한애국부인회 터가 아쉬워 다음에 꼭 한번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저는 미래를 만나기 위해 1927년에 쓰였지만 2019년 현재의 과제이기도 한 근우회선언문 행동강령을 되짚어보며 답사보고서를 마치려고 합니다.

 

근우회 선언문 행동강령. (1927)

1. 여성에 대한 사회적·법률적 일체차별 철폐

2. 일체 봉건적 민습과 미신타파

3. 조혼폐지 및 결혼의 자유

4. 인신매매 및 공창폐지

5. 농민부인의 경제적 이익옹호

6. 무인노동의 임금차별 철폐 및 산전산후 임금 지불

7. 부인 및 소년공의 위험노동 및 야업폐지